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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이 오면

chaspen 2018. 11. 3. 15:08



작년에 친구 안순신을 최안순과 함께 만나

안부를 교환했을 때만해도 비록 핼쑥하게 보였지만

공기 좋은 가평 그림 같은 교회에서 부군 목사님과

함께 지낸다는 소식에 오래지 않아 건강을 되찾을

것 같이 보였다

 

얼마 후 6월중순경 건강이 안 좋아

모든 운명의 시간표를 하늘에 맡긴다는 연락과

함께 연락이 끊겼다

내가 보낸 동창들 소식을 받아 보는 것 같았으나

아무런 답장도 받아보지 못하였다

건강이 많이 안 좋은가 보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얼마 전 장례를 치루고 남편은 미국으로 떠났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니

그동안 순신이가 폐암으로 사경을 헤매며

얼마나 고통이 많았을까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성덕이 처럼 그렇게 지내다가 세상을

떠났겠지

문득 눈을 들어 보이는 은행나무 잎이 노랗게

물들어 바람결에 소리 없이 이어서 땅에

떨어진다

 

내일이면 더 많이 떨어지고...

모래 쯤 바람이라도 불면

우수수 떨어져...

이제 몇 개 안 남은 잎

깊은 추억 속에 추운 겨울을 또 맞이하겠지

 

지금도 깊은 시름 속에 그날을 예측하며

하루하루 삶을 이어가는 몇몇 친구들....

아픈 소식 전해서 무얼 하랴

조용히 소리 없이 흘러가리라

 

...

 

낙엽 따라 가버린 친구 순신을 생각하며

멀지 않아 낙엽이 될 나를 생각하며

땅에 떨어진 낙엽을 아프게 밟고 서서

그날의 나를 그려 본다

 

이제 나도

생의 오묘함에 고요히 묻혀

바람결에 흘러가고 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