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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동별곡(정철)
chaspen
2018. 11. 6. 08:51
감영 안이 무사하고 시절이 삼월인 때에
화천 시냇길이 금강산으로 뻗어 있다.
여행 장비를 간편히 하고 돌길에 지팡이를
짚어백천동을 곁에 두고
만폭동으로 들어가니
은같은 무지개처럼 옥 같은 용의 꼬리처럼
아름다운 폭포수가 섞이어 돌며 뿜어내는
소리가 십리에 까지 자자하니,
멀리서 들을 때엔 우레 소리 같더니
가까이서 바라보니 온통 하얀 눈빛이구나
금강애 맨 꼭대기에 선학이 새끼를 치니
봄바람에 들려오는 옥피리 소리에 첫
잠을 깨었던지
흰옷 검은 치마로 단장한 학이
공중에 솟아서 뜨니
서호의 옛 주인과 같은 나를
넘나들며 노는 듯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