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수도꼭지는 수돗물이 조금씩 떨어지면 철물점에 가서
고무박킹을 사서
수도꼭지를 분해해서 노후로 물이 새는
고무박킹을 갈아 끼우면 수도꼭지를
10년 이상 정상적으로 사용 할 수
있었다
최근에 온수 냉수를 겸해서 사용 할 수 있는
수도꼭지가 나오면서부터
수도꼭지는 분해를 할 수 없게
제작되었다.
혹 특수 연장으로 분해를 했다고 하더라도
내부에 자주 문제가 된 고무박킹
만을 별도로 파는 곳은 없다
또 분해를 하고 재 조립을 했을 경우
반드시 고장이 나도록 설계
되어있다.
그래서 비록 적은 물이지만 한 방울이라도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날이면
고액의 수도꼭지를 모두 갈아야 한다
특히 욕실용 샤워기까지 붙은 수도꼭지는 고액이다
작업 연장이 없고 기술이 없어 업자를 부르면
하루 일당을 주어야 하는
부담이 크지만 어쩔 수 없이 작업을
의뢰하게 마련이다.
.......
3년 전 인가 수돗물이 한 방울씩
떨어지는
욕실 수도꼭지가 품질이
낮아
그런가 생각이 들어 고액을 들어
고급 욕실수도꼭지로 직접 교체 작업을
해서 잘 사용하고 있던 중
얼마 전부터 다시 물이 한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 한다
그때 6만원인가 주고 업자한테 직접 구매한
것이라
10년은 무난히 쓸
것
이라고 생각이 들었는데 겨우
3년 정도라니....
이번에는 또 어떤 수도꼭지를
사야하나...
낮에 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은 저녁 퇴근하고 집에 오면 화장실에 있는
수도꼭지 밑에 받쳐둔 프라스틱 물통에 한 가득 차 있다
저녁에는 수압이 낮 시간대 보다 더 세서 그런지
물이 낮 보다 더 자주 떨어 진다
물이 너무 소량으로 떨어지다 보니 수도 계량기도 전혀 안 돌아 간다
아침에 일어나면 그 고인 물로 세수하고 변기에
흘려 보내기 안성 맞춤이다
......
국회의원 정x철 어머니가 이렇게 물을 아껴 썼다고
하던데
이제 우리도 이렇게 물세를 절약하게
되었네...
(살림살이에는 도인이 된 아내의
말씀이다)
......
1962년도에 수색에서 이삿짐을 리어카에
싣고
이 곳 약수동까지
50여리를
무악재를 넘고 홍제동재를 넘고 독립문을 지나
종로를 가로 질러 을지로를 죽 따라서
장충단고갯길을 넘어 약수동 산동네에 둥지를 튼지
50여년이
넘었다
그때는 수돗물이 너무 귀해서 산꼭대기에서 물지게를 지고
금호동시장까지 내려가서 물을 길러다 먹었다
체력이 왕성한 나는 양철동이 두개를 물지개에 지고 산꼭대기까지
물 한방울 흘리지 않고 좌로 우로 흔들리는 물동이에 발걸음을 맟추어
물을 져
날랐다.
물 잘 길어온다고 동네에
일려지면서
물장수 알바를 하기도
하였다.
....
수돗물이 나오는 날은 좋은
날이다.
수돗물이 매일
나오는것도아니다.
이럴 때는 물지개를 지고 약수동
해병대산 바위아래 약수물이
나오는 곳으로
간다.
물은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고
밤새 받아도 양동이 몇 개 분량 밖에
안 되는데
양동이는 10개가 넘게
줄을 서고 있다.
밥 할 물이 없다고 새치기해서 먼저 받아가는 아주머니
아이가 울어서 기다길 수 없어
물 한바가니 동냥해 가는 젊은 여인
목 마르니 우선 한 모금 또 새치기해 마시고...
하늘에 총총한 별을 보며
생각나지 않는 긴 이야기를
옆집 여자애와 나누던 약수터
밤 이슬을 맞아가며 물동이를 지키던 그 밤을...
.....
아내를 만난 건 그 후
10년 후의
일이라
나만의 기억일 뿐이다
.....
자고 나면 고이는 약수물
나갔다 돌아오면 다시 고이는 약수물
....
차라리 이런 수도꼭지나 만들어서
특허나 내 볼까
(또 헛 된 망상..)
은행 통장에 나도 모르게 넣어 주는
천상의 복이 쌓이고
퍼내면
또 고이고...
딱 이
정도만.....
1초에 한방울정도만
떨어진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다.
(물받이 다라이를 더 큰 것으로
받쳐야지...)
이제 물 세는 수도꼭지가 아닌
물을 보태주는 복 꼭지로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