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듕이 무사하고 시절이 삼월인제
화천시내길히 풍악으로 버더 잇다
행장을 다 떨치고 셕경의 막대 디퍼
백천동 겨태 두고 만폭동 드러가니
은가튼 무지게 옥가튼 룡의 초리
섯돌며 뿜는소리 십리예 자자시니
들을 제는 우레러니 보니는 눈이로다
금강대 맨 우층의 션학이 삿기 치니
츈풍 옥뎍셩의 첫잠을 꾀돗던디
호우현샹이 반공의 소소 뜨니
셔호 녯 쥬인을 반겨셔 넘노는 듯
감영 안이 무사하고 시절이 삼월인 때에
화천 시냇길이 금강산으로 뻗어 있다.
여행 장비를 간편히 하고 돌길에 지팡이를 짚어
백천동을 곁에 두고 만폭동으로 들어가니
은같은 무지개처럼 옥 같은 용의 꼬리처럼
아름다운 폭포수가 섞이어 돌며 뿜어내는 소리가 십리에 까지 자자하니
멀리서 들은 때엔 우레 소리 같더니
가까이서 바라보니 온통 하얀 눈빛이구나
금강대 맨 꼭대기에 선학이 새끼를 치니
봄바람에 들려오는 옥피리 소리에 첫 잠을 깨었던지
흰옷 검은 치마로 단장한 학이 공중에 솟아서 뜨니
서호의 옛 주인과 같은 나를 넘나들며 노는 듯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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