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초의 일이었다.
헌집을 수리하던 중 오래전에 설치된 굴뚝속을 공사하게 되었다.
깊은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있던 새 새끼를 발견하였다.
아직 날지는 못했고 겨우 몸 만 움직일 정도로 솜털만 났던
어린 새끼였다. 공사를 위해 새끼를 꺼내어 굴뚝 옆에 박스에 넣어 두었다.
혹시 에미가 와서 밥이라도 먹여주지 않을까 해서였지만,
집에 돌아온 후 걱정이 많이 되었다. 혹시 밤중에 고양이가 잡아 먹지 않았을까.
아침에 가서보니 박스 속에 새 새끼는 어미가 오지 않았는지 굶주리고 있는것
같았다. 일꾼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러 인근 식당에 갔다.
거기에는 앵무새를 비롯하여 몇 마리의 새가 새장에서 길러지고 있었다.
주인에게 비둘기 같은 새 새끼가 있는데 길러 보겠느냐고 했더니,
쾌히 새새끼를 가져오라고 한다.
새의 종류를 묻지 않고
새새끼를 입양해 주는 마음씨가 더 고마왔다.
그로부터 2주일 후 마음씨 고은 식당에 가서 새를 보니 얼마나 반갑고 고마운지,
비록 제비를 길러 부자가 된 흥부를 그 분에게 양보할 지라도,
나는 생명을 빼앗지 않고 살도록 해 주었다는 기쁨만으로 만족한다.
그때서야 새 이름을 물어보니 산비둘기라고 한다.
어떻게 길렀느냐고 물었더니,
보리 좁쌀을 물에 불려 42도로 만든후 처음 2일동안 강제로 입을 벌려
먹이를 먹였다고 한다. 왜 42도 이여야만 하는가고 물었더니,
어미새는 먹이를 먹고 토해서 새끼를 먹이는데 이때 새의 몸온도가
42도가 된다고 한다.
지금은 손을 넣으면 먹이를 주는지 알고 주먹쥔 손가락사이를
부리로 후비며 먹이를 찾고 있다.
1주일후면 날 수 있다고 하는데 아직 날개도 밑은 솜털도 나지 않앗지만
그분의 말대로라면 그럴것 같다.
새새끼가 창공을 활기차게 날아갈때면 나의 새로운 꿈도 함깨 날자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