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천만편 비입청허원 梨花千萬片 飛入淸虛院
목적과저산 인우구불견 牧笛過前山 人牛俱不見
배꽃 천만조각 청허의 방으로 날아드네
목동의 피리소리 앞산을 지나건만
사람도 안보이고 소도 안보이네
...
이화여대 나온 친구가 있는데 한시에 이화(梨花)가 들어간 시를
무척 좋아 한다. 그래서 보내 주려고 필사를 했다.
무언가 삽화가 필요할것 같아 AI에게 한글로 시를 읽어주고
그림을 부탁하였는데 위 사진을 보내 주었다.
배꽃 천만조각 이미지를 보낸다고 하기에 보이 위 이미지였다
편리하기는 한데 뭔가 허전함도 들었다
위 이미지를 보내주고 시에 맞는 이미지를 명령하면
내가 올린 이미지를 올릴지 누가알랴
나는 AI를 도와주고 그냥 사라질것이 아닐지
남은 인생 무얼하고 살아야 보람있는 일이 될지
그냥 모르게 넘겨주기 보다는
그냥 알고 넘겨 주고 싶다
...
5살때 부터 한자를 익히고 서체를 배웠다
천자문을 읽고 쓰고 하는 일이 나의 전부였다.
특히 한자쓰기는 엄격하게 배웠다.
어느날 한자로 내 이름 석자를 화선지에 썼다
아버지가 오셨는데
그 글씨를 보여 드렸다
잠시 후
쇠망치 같은 주먹이
아버지 주먹 보다 작은 내 얼굴에 내리쳤다
나는 쓰러졌고
아버지는 화가나서 씩씩 거리며
나를 쳐다 보았다.
얼마 후 아버지는 10살때 돌아가시고
나는 천자문 읽기와 쓰기에서 해방되었다
천자문은 두글자만 기억되었다
하늘천(天) 따지(地)
다른 글씨는 기억에서 모두 지워졌다.
붓을 잡으면 손이 떨리고
마음에 공포가 밀려 온다
결국 붓을 포기하고 필경을 배웠다
다행히 필기구를 잡는 자세는
바르게 익혔는가
글씨는 바르게 나오기 시작했다.
75세가 되던해 처음으로 붓을 들었다.
옛날에 배웠던 한자는 이제 쓸 수 없었다
모두 잊어버려서 남는 것이 하나도 없다
차라리 자유롭게 마음대로 쓰더라도
형식만 갖추면 되는 캘리그라피를 쓰면서
마음을 달래고 있다
공자님 말씀에 자식은 절대로 직접 가르치면 안된다고 하셨다
부모님이 화가 나서 한 대 때리면 자식은 평생 잊지 않고
기억한다고 하셨다
혹시 트라우마를 일으켜 공부를 못하게 될 수 있다고 하셨다
내게 해당되는 말이기도 했다
나이가 들어 그 때 일을 생각하니
아버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어 한자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한자 5000자를 읽고 쓰는 한자사범 급수를 취득하였고
10여년에 걸쳐 한문을 수학하여 한자지도사 특급훈장 자젹을 취득하였다
논어 맹자를 읽고 중용과 시경을 읽어
마음의 평정을 얻었다
그러나 너무 늦었다
사회에서 활용가치를 잃었다
누가 지금 한자를 읽고 배우려고 하겠는가
그래서 블로그에 한사를 몇 편씩 올려보는것으로
위로를 삼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생을 흘러간다
구름이라도 잡아야 살아 갈 수 있다
결국 빈손 일지라도...